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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2-09-06
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
책 소개
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/송인규/비아토르/문양호 편집위원
송인규 교수님의 책을 그래도 상당히 관심가졌다고 생각했고 꽤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못읽은 것은 그럴수 있다 치더라도 제목도 몰랐던 책이 있었다는 것은 좀 자존심 (?) 에 금이 간다 .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개정증보판으로 낸 ‘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 ’ 은 시리즈로 기획된 ‘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 ’ 의 다음을 잇는 책이다 . 그런데 이 책은 십여년 전에 나왔을 때 ‘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 ’ 보다는 주목받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좀 그런 면이 있는 듯 한 것 같다 . 개인적으로는 ‘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 ’ 를 인상적으로 읽기도 했지만 주제면에서는 이번 책이 더 기대되어 출간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책에 대한 독자의 반응에 약간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. 읽는 이에게 끼치는 유익의 측면에서도 이번 책이 더 끼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. 그런데 이번에 ‘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 ’ 을 읽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. 그것은 이 책이 예배에 대한 주제보다는 좀더 무게가 있고 이성적이고 논리적 측면이 강화되었기 때문일 듯 싶었다 . 제목처럼 예배는 아는 만큼 누리는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신앙적 측면이 있다면 이번 책은 감성적인 것이 아니라 신앙의 여러 화두들을 씨름하고 고민하는 측면이 있고 또 그러한 앎은 신앙의 잘못되어진 부분 , 편견을 고쳐나가고 전통적 신앙을 정통적 신앙으로 수정해 나가야 하는 대가를 수반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. 신앙생활을 하며 가지는 여러 가지 의문이나 고정관념에 갇혀 있던 여러 이슈들을 다루기에 그에 대한 깊이 있고 논리적인 접근과 논쟁을 갖도록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돕고 있다 . 3 개의 카테고리를 통해 먼저 새 언약 안에 거하면서도 옛언약의 틀로 신앙생활을 하는 교회의 여러 요소들을 저자 특유의 깐깐하고 (?) 집요한 분석으로 읽는 이의 초점을 교정해 준다 . 기복신앙 , 성전 , 목회자의 위치 , 십일조 등 같이 예민하고 논쟁적인 이슈들을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차이를 돌아보며 어떤 것이 달라지고 또 어떤 것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준다 . 종종 이러한 이슈들을 교회개혁적 관념으로 들여다보면 옛언약의 의미를 경홀히 여기는 경향들이 있곤 하는데 저자는 성경신학적 입장에서 객관화 시켜 봄으로써 읽는 이들의 시각을 보다 성경적 균형감각을 가지고 접근하여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. 2 부에서는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거나 그 신앙적 이슈가 각 개인의 신앙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또 그렇게 안다면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또 적용해 가야 하는 이슈들을 다룬다 .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의미 , 세상의 소금과 빛 ( 우리가 잘아는 ‘ 빛과 소금 ’ 이라는 잡지는 중간에 잡지 제목을 ‘ 소금과 빛 ’ 으로 성경에 나오는 표현으로 바꾸었다가 몇 년 만에 다시 ‘ 빛과 소금 ’ 으로 환원 시킨다 . 아마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‘ 빛과 소금 ’ 이라는 기본적인 통념을 무시하기 힘들었던 듯 싶다 ) 을 생활에서 실천해가야 함을 강조한다 . 또한 우리가 살면서 접하는 고난을 개인적 차원만이 아니라 관계적 차원으로도 확산시키며 그 고난의 의미와 유익 등을 생각하도록 돕는다 .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좀더 그 고난의 문제를 우리들이 실제 삶에서 겪는 개인적이거나 사회적 실례까지 연결시켰으면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( 개정판이기에 갖는 기대감 ). 또 한 가지 거짓말에 대한 것을 다룬 것도 인상적이다 . 저자는 이 문제를 가볍게 판단하고 규정하며 거짓말에 대한 강한 부정이나 하얀 거짓말이라는 이름하에 합리화 시키는 편향성을 벗어나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한다 . 마지막으로 3 부에서는 신학적 중요한 교리적 논쟁거리들을 다룬다 . 4 개의 각 이슈들은 특히 구원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짐으로 각 주제들이 연결되어진다 . 예정론에 대한 논쟁을 각 주장별로 분류하기도 하고 선행과 구원의 상관관계를 정리하기도 한다 . 또 과연 구원그리스도인들이 심판을 받는 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설명해준다 . 개인적으로는 네 번째 주제안 상급문제가 흥미로웠다 . 저자는 상급의 의미와 특징을 보여준 후 이 요소 중 어떤 것을 중시 여기느냐에 따라 신인정적 차등 상급론과 유익집착적 차등 상급론으로 나뉜다고 주장한다 . 그런데 저자의 잘 정제된 설명을 듣고 나서도 드는 의문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상급이 차등 있다면 그 의미는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의미다 . 그 상급이 유익집착적인 것이 아니라 신 인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그 차등성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영원히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는 의미인지 의문이 든다 . 결국 그것은 일종의 또 다른 차원의 계급적 의미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고 설혹 영속적 의미의 상급이 아니라 한시적이라면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. 어찌됐건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. 각각의 주제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이라면 제대로 공부해보고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인 것만큼은 명확하다 . 문제는 그러기에는 이 시대의 신앙인들이 감각적이며 표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. 중요하고 예민한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 하고 그 고민 속에 자기 신앙이나 이성적 판단을 바꾸기 보다는 자기의 틀을 그대로 고수하려는 고집이 더 강하다는 데에 문제가 크다 . 개인적으로 저자의 이런 책이 많이 팔리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 이 책을 가지고 격렬히 논쟁하는 분위기의 성도와 교회분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. 그래야 교회가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싸워 나간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? 이 책은 몸에 좋은 한약 같은 존재다 . 대신 무척 쓰고 오래 먹어야 할 ... 그것도 한지에 담긴 약재를 탕기에 오랫동안 끓여 면보자기로 짜내서 먹어야 하는 ... 아마도 사람들은 그러기 보다는 약국에서 종합영양제 한통을 택하겠지만 말이다 . 불행한 시대다 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