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0-05-06
매일의 분노엔 매일 복음이 약이다
책 소개
분노, 인내, 그리고 평안에 관한 50일 묵상/에드워드 T. 웰치/황영아/그리심/조정의 편집위원
처음에 에드워드 웰치의 “A Small Book about a Big Problem” 이라는 책이 New Growth Press 에서 나왔을 때 , 언젠가 꼭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. 첫째로 이 책이 분노에 관한 책이란 점에서 , 둘째로 에드워드 웰치라는 성경 상담학의 대가가 성경과 복음에 기초하여 분노를 다룬다는 점에서 , 셋째로 짧은 묵상집이라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는 독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. 그 책이 2019 년 12 월 30 일 그리심에서 출간되어 국내에 보급되었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운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. 에드워드 웰치는 국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, “ 사람이 커 보일 때 하나님이 작아 보일 때 ”( 개혁주의신학사 , 2019), “ 두려움을 느낄 대 ”( 국제제자훈련원 , 2018), “ 동행 ”( 그리심 , 2017), “ 수치심 ”( 그리심 , 2016), “ 우울증 ”( 그리심 , 2015), “ 중독의 성경적 이해 ”( 국제제자훈련원 , 2013), “ 뇌 책임인가 ? 내 책임인가 ?”(CLC, 2003) 등 많은 성경 상담 관련 도서가 이미 국내 소개된 바 있다 . 30 년 이상 전문 상담을 하였고 CCEF 교수이기도 하다 . 작고한 데이비드 포울리슨과 더불어 성경 상담의 대가로 미국 복음주의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. 목회하면서 ‘ 분노 ’ 에 관련된 책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듣는데 , 그만큼 그리스도인이 ‘ 분노 ’ 의 문제를 쉽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. 누구나 분노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. 안타까운 것은 ‘ 분노 ’ 를 검색해도 관련 신앙 서적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. 그나마 몇 권 있는 책들도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 , 기술에 관한 설명에 치중된 , 근본 뿌리부터 진단하고 고치는 부분은 미약한 책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. 최근에 폴리슨의 “ 악한 분노 , 선한 분노 ”( 토기장이 , 2019) 가 나왔는데 , 웰치의 “ 분노 , 인내 , 그리고 평안에 관한 50 일 묵상 ” 과 더불어 성경 중심 , 복음 중심으로 분노를 제대로 진단하고 조절하도록 돕는 탁월한 책이다 . 분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성도와 상담을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, 상담하는 그 순간에 어느 정도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품었던 사람이 , 다음 상담을 하기 전까지 스스로 노력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. 분노와 관련된 성경 구절을 읽고 기도하며 몇 가지 실천을 하도록 숙제를 내주어도 , 바쁜 일상과 오래된 옛 습관이 분노라는 큰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데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 . 그런 면에서 에드워드 웰치가 쓴 이 책은 ‘small book’ 이라 소개하지만 , 결코 작은 책이 아니다 . 매일 분노에 관하여 깊이 묵상하고 고민하도록 돕는 ‘big book’ 이다 . 책 제목처럼 이 책은 50 간 매일 묵상하도록 구성되어 있고 , 저자가 말한 것처럼 “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두꺼운 책을 대충 본 후 바로 당신의 일상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”(21-22 페이지 ). 저자는 이 책을 하루에 하나만 읽고 , 읽은 것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책에 나오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라고 권면한다 . 이 책을 읽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. 하루에 읽을 양이 두 장 정도이고 , 글씨도 크고 내용이 짧아 부담이 조금도 없다 . 동시에 내용은 절대로 빈약하지 않다 . 분노의 문제를 매일매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게 하고 깊이 곱씹으며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.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실질적인 예시와 질문으로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분노 문제를 다루게 한다 . 하루 종일 생각한 것을 누군가와 나눌 기회를 갖는다면 유익은 배가될 것이다 . 이 책의 역자 황영아 박사는 ( 총신대학교 상담학 교수 ) 역자 서문에서 웰치가 기여한 세 가지 부분을 이렇게 꼽는다 . 첫째 , “ 상담관계를 통한 상담문제의 심층적 이해에 큰 기여를 했다 ”, 둘째 , “ 성경신학적인 접근을 통한 성경의 이해를 강조하였다 ”, 셋째 , “ 성경적 변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”(12-14 페이지 ). 역자의 평가에 십분 공감하며 몇 가지 근거를 들어 보겠다 . 웰치는 분노를 무작정 나쁜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. 폴리슨이 그의 책에서 핵심적으로 설명한 것을 웰치는 아주 단순명료하게 정리했다 : “ 분노는 판단에 관한 것이다 . 분노를 자세히 살펴보면 , 판결을 내리며 재판을 주재하고 있는 재판장과 같은 모습의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. 그 판결은 가끔은 정확하고 , 보통은 어느 정도의 진실이 포함되기도 한다 ”(28 페이지 ). 웰치는 폴리슨과 더불어 ‘ 판단 ’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. 문제는 그 판단이 주관적이며 개인의 이익에 편향되어 있고 ,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욕구를 반영한다는 데 있다 .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( 약 1:15). 그런 의미에서 “ 분노는 이미 우리 ‘ 안에 ’ 있는 것 ” 이며 “ 분노가 배아의 형태로 있 ” 는 것을 “ 욕망 ” 이라고 부른다 (46 페이지 ). 웰치는 분노의 다양한 모습들을 빈정거림 , 원망 , 불평 , 험담 , 회피 , 침묵 , 무관심 , 시기심 , 질투심 등으로 나눠 묘사한다 (39-40 페이지 ). 단지 큰 소리 내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것만이 분노가 아니다 . 어떤 사람의 분노는 침묵과 조용한 회피로 강력하게 나타난다 . 웰치는 또한 분노가 절대로 하나님과 관계없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. 분노는 유일한 재판장이요 입법자 되신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는 것이고 그 자리에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 방식에 반역을 일으키는 행위다 . 분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 택하신 방법은 참으로 은혜롭다 . “ 화를 낼 권리가 있는 유일하신 분이 사랑과 섬김을 선택하실 때 , 그가 그 자신의 것보다 다른 이들의 유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실 때 , 그는 모든 것을 바꾸셨다 ”(73 페이지 ). 복음이 분노를 잠재우고 , 복음 앞에서 분노는 설 자리를 잃는다 . 웰치는 이 책을 통하여 분노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거나 , 분노의 원인 제공을 한 사람과 반반 그 책임을 나누거나 , 여러 가지 핑계를 대는 등 잘못된 반응을 당장 멈추고 ,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회개를 일으키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라고 권면한다 .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 아래 일어났다는 것을 신뢰하고 , 그분의 더 크고 은혜로운 뜻을 믿으라고 말한다 .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분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그분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사랑 때문이다 . 모든 크리스천은 크고 작은 분노의 문제를 겪고 있다 . 평온하던 마음에 작은 돌이라도 하나 던지면 크게 요동치는 연약하고 불안한 마음 ,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지겹게 방해한다 . 복음은 우리가 옛 자아를 굴복시키고 최종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선포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 . 복음은 매일 분노 조절을 위해 노력하고 인내하고 그래서 평안을 추구하려는 우리에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과 지혜를 제공한다 . 웰치는 그 명백하고 은혜로운 진리를 매일 우리가 경험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선물했다 . 바라건대 , 이 책을 통해 독자가 “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 ” 고 “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” 우리를 “ 용서하심과 같이 하 ” 기를 기도한다 ( 엡 4:26, 32)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