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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-09-02
단단한 교회
책 소개
단단한 교회/임종구/국제제자훈련원/정현욱 편집위원
단단한 목회관이 만든 단단한 교회 이야기 글에도 색이 있다 . 어떤 이의 글은 청명한 하늘처럼 맑고 투명하다 . 어떤 이의 글은 봄의 햇살처럼 따스하다 . 어떤 글은 파도처럼 역동적이며 생동감이 있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용기를 준다 . 또 어떤 글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만든다 . 임종구 목사님의 글은 마지막에 해당된다 . 시작은 마음을 쓸어내리는 안타까움이었으나 마지막은 하나님의 높으심을 찬양하게 만들었다 . 의기소침하고 상한 심령으로 무너진 나의 마음을 긍휼의 아버지께서 만져 주심을 느꼈다 . ‘ 단단한 교회 ’ 는 임종구 목사님의 사적인 이야기로 한정짓기에는 이 책은 너무나 크다 . 교회를 개척해 오직 말씀과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를 세워나갔던 임종구 목사님의 생채기가 검은 잉크로 점철된 책이다 . 목회가 무엇인지 , 삶으로 살아낸 복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. ‘ 개척교회 ’, 이 단어에서 소름이 돋는다면 목회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. 반 지하에 위치하고 , 곰팡이 냄새가 나는 계단을 내려가면 좁은 공간에 반주자도 없이 서너 명 앉아 있고 맥없는 목사의 설교가 들리는 곳 . 필자는 세 번 정도 개척교회에서 함께 동역한 경험이 있다 . 현재도 가족끼리 모여 예배를 드리는 개척교회의 목사이다 . 개척교회 목사들의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재정의 빈함이 아니라 무기력이다 .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, 목회적 소명에 대한 회의가 주는 절망이 무서운 것이다 . 신대원을 졸업하기도 전에 개척하게 된 임종구 목사는 개척교회가 주는 모든 것을 단 하나도 피하지 못했다 . 목회적 회의 , 무기력 , 생존을 위협하는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차갑고 아픈 시간을 보냈다 . 그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. “ 우리가 설령 학력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능력 , 세련된 매너와 풍성한 경험 , 안정된 경제력과 건강한 신체를 가졌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한낱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. 이생의 자랑은 자랑이 아니다 . 사역자가 가진 진정한 보배는 질그릇에 담긴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”(27 쪽 ). 개척교회라는 처절함을 체득한 이들이라면 이 고백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다 .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. 오직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에 빈함 속에서 부유한 것이고 , 모든 자랑이 있음에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. 사나 죽으나 우리 안에서 그리스도의 이름이 높아져야 함이 마땅하다 . 임종구 목사는 목회의 위기 속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했고 , 오직 하나님만 의지했다 . ‘ 한 사람 ’, 그리고 ‘ 또 한 사람 ’ 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사람은 절대 설교를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. 이 책은 개척교회 성공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. 무색무취의 투명 인간처럼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오직 복음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. 3 년이 지나도록 전교인 열 명도 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다 . 개척교회에 대한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3 년 동안 자립할 수 없다면 그 교회는 더 이상 성장의 기대를 버려야 한다 . 개척교회에 ‘ 한 사람 ’ 이라도 오게 되면 만 명을 얻은 느낌이 들 것이다 . 개척교회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‘ 한 사람 ’ 의 의미를 알아내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. “ 교회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, 결국 사람들이 사역을 감당한다 . 하나님은 저 돌들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교회를 세우실 것이다 . 개척교회는 더욱 그렇다 . ... 그래서 개척교회에서는 더욱 한 사람 , 한 사람이 소중하다 ”(31 쪽 ). 교회 개척의 시기는 회의와 절망의 시간이 될 수 있지만 ,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의 시간이기도 하다 . 그래서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것은 ‘ 광야로 나가는 것 ’(35 쪽 ) 이다 . 광야에서 무엇을 해야할까 ? 부흥에 대한 꿈 ? 성장에 대한 기대 ? 아니다 . 임종구 목사는 그 시간 자신을 들여다보았다고 말한다 . “ 그러나 나는 개척하면서 오히려 자신을 더 자세히 들어다보게 되었다 . 그렇게 하니 오히려 힘이 빠졌고 , 자신감은 제로가 되었다 ”(39 쪽 ). 임종구 목사의 자기성찰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. 그는 자신을 보면서 오히려 절망했고 , 상승이 아닌 ‘ 하강이었고 , 끝없는 내리막길 ’(39 쪽 ) 이었다고 고백한다 . 그런데 그때를 회상하며 부흥하지 않음을 감사한다 . 자신의 노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, 스스로 회의하고 자기비하에 이른 것이 감사한 일이다 . 왜일까 ? 그것이 우리의 실체이고 , 진짜이기 때문이다 .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CCM 중에 김명식의 ‘ 내가 쓰러진 그곳에서 ’ 가 있다 . 가사를 보면 내가 쓰러진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다시 세워주고 일으켜 주신다는 약속을 붙잡게 한다 . - 상략 - 내가 쓰러진 그 곳에서 주는 나를 강하게 하리 나는 다시 일어나겠네 주는 결코 나를 포기하시지 않으리 내가 쓰러진 그 곳에서 주는 나를 강하게 하리 나는 다시 일어나겠네 주는 결코 나를 포기하시지 않으리 가을이 오기 전에 우리는 냉혹한 겨울의 황량함과 뿌리는 수고와 여름의 폭염의 시간을 견디어 내야 한다 . 그래야만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안을 수 있다 . 하나님은 가을에만 역사하지 않으신다 . 하나님은 겨울에도 살아계시고 , 봄에도 역사하시며 , 여름에도 일하신다 . 임종구 목사는 고난의 시간을 통해 단단해졌고 , 단순해졌다 . 단단함이 하나님에 대한 전적 신뢰라면 , 단순함은 고난이 가져다준 거룩이란 선물이다 .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, 복음만을 붙들고 , 말씀만을 가르쳤다 . 단단한 교회는 단순한 교회이다 . 오직 주님만을 붙들기 때문이다 . 처음 아내를 통해 < 칼빈과 제네바 목사회 > 를 접한 후 한 번 꼭 뵙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만 했던 분이다 . 그러다 일상을 기습해오듯 한 권의 책이 집에 도착했고 , 그 책은 그렇게 만나기를 기대했던 푸른 초장교회 담임목사인 임종구 목사의 신간 < 단단한 교회 > 였다 .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나온 제자훈련 시리즈 세 번째 책이기에 제자훈련을 소개하려는 목적으로만 알았다 . 물론 책의 목적은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가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알려준다 . 그런데 단지 제자훈련을 소개하는 책으로만 한정지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. 그럼 이 책은 무엇인가 ? 최근 들어 제자훈련은 비판을 넘어 현대교회의 실패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원흉 ( 元兇 ) 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. 제자훈련을 통해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 담임목사의 제자로 만들어 교회를 사유화 시킨다는 비판까지 일어나고 있다 . 그러나 과연 그럴까 ? 제자훈련이 목사의 사병 ( 私兵 ) 을 기르는 세뇌교육일까 ? 그것은 제자훈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판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. 왜냐하면 제자훈련은 광의적 의미에서 성경공부이지만 일종의 소그룹 운동이자 말씀을 체화하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. 이 책은 임종구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여 현재의 푸른초장교회에 이르기까지의 신앙 간증이자 목회철학을 담고 있다 . 개인적으로 소명을 잃어버린 목회자들에게 소명을 불러일으키는 소명 부흥서이다 . 1-3 장까지는 푸른초장 교회가 성장한 과정을 다루었고 , 4 장에서는 임종구 목사의 목회관을 담고 있다 . 마지막 5 장에서 제자훈련 가이드 19 가지를 소개한다 . 책은 전체적으로 교회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핵심은 제자훈련이다 . 목회철학은 4 장 ‘ 신자 , 가족 , 시민의 꿈 ’ 에 담아 놓았다 . 임종구 목사는 4 장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. “ 나의 목회는 제자훈련을 빼놓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. 제자훈련 외에 다른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다른 길을 걸어본 적도 없다 ”(115 쪽 ). 전인적 제자훈련에는 열 가지 영역이 있다고 말한다 . 첫 번째 세 가지 요소는 영적 성적 , 지적 성장 , 인격적 성장이다 . 세 가지 성장은 신앙의 기초에 해당된다 . 그 다음은 신앙의 준비로 윤리적 성장 , 정서적 성장 , 의지적 성장 , 관계적 성장이다 . 이 네 가지는 신앙과 삶을 포괄하는 전인적 성장이다 . 마지막 세 가지 요소는 경제적 성장 , 문화적 성장 , 사회적 성장이다 . 마지막 세 가지 요소들은 사회 속에서 삶으로 드러내야할 요소들이다 . 영적 성장의 세 단계는 첫 번째 단계는 신자의 영역 , 두 번째 단계는 가족 ( 공동체 ) 의 영역 , 세 번째는 시민의 영역이다 . 임종구의 목사의 책이 신선했던 이유는 제자훈련을 체계화 시키면서 전인적인 성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. 제자훈련을 성경을 암송하고 , 묵상하고 , 모여 나누는 것에 한정시켰던 나의 인식을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. 임종구 목사는 깊은 샘처럼 맑고 투명하다 . 오직 말씀에 천착하기 때문이다 . 자신의 목회관을 이렇게 피력한다 . “ 목사는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 . 특별히 개척교회 목회자는 더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”(135 쪽 ). 교회가 있는 그 지역에 충실해야 하고 , ‘ 예배와 설교 ’(136 쪽 ) 에 충실해야 한다 . 가정에 충실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. 더 나아가 제자훈련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를 ‘ 우정 ’(150 쪽 ) 이라고 말한다 . 우정은 곧 관계이며 , 연대이다 . 중세의 신비주의자인 클레르보의 버나드는 영적 우정의 기초를 하나님의 사랑이라 말한다 . 진정한 우정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, 사랑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. 결국 사랑 없는 우정이 있을 수 없고 , 사랑은 우정으로 확장되어야 마땅하다 . 책을 읽고 아내와 함께 나누었다 . 잠시 잃어버릴 뻔 했던 목회적 소명을 다시 일깨워준 책이다 . 그동안 ‘ 없다 ’ 고 원망했던 수많은 것들로 인해 잊고 있던 하나를 발견했다 . 그것은 나를 목사로 부른 ‘ 하나님 ’ 이었다 . 쓰나미처럼 밀려든 절망적 상황으로 인해 베드로처럼 파도를 보고 물에 빠진 것이다 . 책을 읽다 몇 번을 덮고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아야 했다 . 나에게 영적 소명을 일깨워주고 망각한 하나님의 능력을 다시 보게 해준 임종구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. 잃어버린 소명을 찾게 해준 ‘ 단단한 교회 ’ 를 방황하는 모든 성도와 목회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. 