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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-08-05
자기 시험을 위하여
책 소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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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에르케고어의 자기 시험을 위하여/쇠얀 키에르케고어/샘솟는기쁨/송광택 편집위원
말씀의 거울 앞에서 성찰하라 쇠얀 키에르케고어 (1813~55) 는 덴마크의 기독교 사상가다 . 코펜하겐의 부유한 포목상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, 코펜하겐 대학을 졸업하고 , 아버지의 유산으로 저작 생활을 하면서 평생을 독신으로 마쳤다 . 젊은 시절 , 한 때 그 생활 태도에 동요를 일으킨 시기도 있었으나 , 아버지로부터 받은 신앙적 훈련과 , 레기네 올젠 (Regine Orgen) 과 맺은 약혼을 스스로 파약한 사건을 겪은 후로 그 사색이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. 키에르케고어의 내면적 투쟁은 사회적 투쟁으로 발전했으며 , 만년에는 기독교계 ( 당대의 루터교회 ) 의 현실을 격렬히 비난하다가 , 힘을 다한 끝에 거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 그 사상의 절정에서 운명했다 . 그의 사색을 일관하는 근본문제는 , “ 사람은 어떻게 해야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느냐 ?” 하는 것이었다 . 기독교의 본질을 하나님과 인간과의 절대적인 차이에 두고서 , 신앙이라는 것은 오성으로는 다다르지 못하는 패러독스 ( 역설 ) 라고 생각했으며 , 거기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역설적 변증법으로 바꿔 놓았다 . 그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는데 , 그 범위는 종교와 심리학 , 그리고 문학에 걸쳐 있다 . 특히 그는 20 세기 실존주의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철학자로 기억되고 있다 . 그의 ‘ 단독자 ’ 라는 개념과 ‘ 실존 ’ 이라는 존재 양식은 실존철학의 시대적 조류를 선도하는 동시에 , 칼 바르트 등의 ‘ 변증법적 신학 ’ 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. 이번에 도서출판 샘솟는기쁨에서 펴낸 키에르케고어의 『 자기 시험을 위하여 』 는 키에르케고어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값진 선물이다 . 이 저작은 이미 출간한 『 스스로 판단하라 』 와 짝을 이루는 것으로 , 그의 사상의 절정을 보여준다 . 이 작품은 초기에 익명으로 출판한 작품들보다 독자와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. 그래서 그의 진술은 이전보다 더 명백하고 힘이 있어서 , 독자는 저자의 열정과 힘을 느낄 수 있다 . 키에르케고어는 『 스스로 판단하라 』 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“ 가능하면 큰소리로 읽으라 ” 고 독자에게 부탁한다 . “ 당신이 홀로 큰소리로 읽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도록 한다면 ,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할 것이다 . 그리고 다시 당신에게 감사할 것이다 .” 키에르케고어는 두 가지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 . 첫째로 , 그는 그리스도인을 영적인 잠에서 깨우고 , 신앙의 내적 심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. 이를 위해 그는 기독교 본래의 이상과 은혜 그리고 기독교적 응답의 맥락에서 그 목적을 추구하였다 . 둘째로 , 그는 기존 질서를 비판하였다 . 이러한 목적은 이후에 쓴 논쟁적 작품에도 나타난다 . 그에 의하면 기독교의 본질은 행위요 . 본받음이다 . 이 책의 1 부는 행위의 본질을 담았다 . 2 부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를 알려준다 . 키에르케고어의 후기 작품 중에 인간 실존을 다루는 책이 『 죽음에 이르는 병 』 이라면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실존 문제를 극복하고 어떻게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지에 관계한다 . 키에르케고어는 우리에게 무엇을 요청하는가 ? 그것은 깊은 수준의 ‘ 자아성찰 ’(self-reflection) 과 ‘ 내적 겸손 ’(inward humility) 이다 . 따라서 독자는 그 자신의 개인적 신앙 (personal faith) 을 정직하게 살펴보기 위해 홀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. 키에르케고어에 의하면 “ 하나님의 말씀은 거울이다 . 말씀을 읽거나 말씀을 들을 때 나는 거울 속에 나 자신을 볼 수 있어야한다 ”(48 쪽 ). 말씀을 읽는다는 것은 “ 거울 앞에서 자기 자신을 보는 행위 ” 이다 . 그런데 그의 시대의 그리스도인들 ( 특히 영적 지도자 ) 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지 않았다 . 그들은 ‘ 거울의 형태 ’ 만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. 키에르케고어는 단언한다 . “ 홀로 하나님 말씀과 함께 있지 않는 자도 하나님 말씀을 읽은 것이 아니다 ”(56 쪽 ) 라고 . 그러므로 “ 하나님 말씀과 홀로 있으라 ” 고 권면한다 . 그에 따르면 , 설교자의 삶은 그 가르침을 표현해야 한다 . “ 그 길은 좁다 . 오직 단 한 길만 있다 . 즉 , ‘ 그 길 ’ 이 좁다고 설교할 때 설교자는 그 길을 걷고 있어야 한다 . 설교자 자신은 부드럽고 쉬운 길을 걸으면서 ‘ 그 길은 좁다 ’ 고 설교하는 그런 갈래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” “ 기독교 관점에서 삶과 설교는 같다 . 같은 가르침을 표현해야 한다 .”(101 쪽 ). 키에르케고어는 평범한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간결한 산문체로 썼다 . 따라서 그를 잘 모르는 독자의 경우 , 이 책부터 시작하면 좋은 것이다 . 물론 그의 걸작 『 그리스도교의 훈련 』 (Practice in Christianity) 에 나타나는 주제가 이 책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. 그리고 그는 그 주제를 다룰 때 성서에 기초하여 논의한다 . 독자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충분히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. 그는 독자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기를 원한다 . 그는 어떤 식으로든 기독교 진리를 타협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섬기는 각자의 사랑과 열정을 강조한다 . 생생한 예증과 은유 , 예리한 관찰 , 그리고 날카로운 위트도 있는 이 책은 작지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심오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. 키에르케고어는 이 책에서 독자를 깊은 곳으로 이끌어간다 . 그를 흔들어 깨우고 , 진리를 통한 변화의 길을 걸어가라고 재촉할 것이다 . 그것은 다름 아닌 야고보서가 거듭 강조하는 ‘ 신앙의 현실화 ’(the actualization of faith) 다 .